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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9] 내 일상생활도 바꾼 코로나19를 버텨내며
관리자 조회수:26 1.215.0.66
2020-06-09 15:27:02

성인 자폐인 자조모임 estas 등 활동 일시 중지

결국 이겨낼 것이라는 희망 가지는 자세가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3-09 12:57:32

코로나19의 기세는 최근에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추세선을 긋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지만 하여튼 맹렬합니다. 그래서 많은 일상생활이 대폭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행히 저는 확진자도 아니고, 검사 지시 등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요.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여파는 대단히 큽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 책임자와 접견을 통해 일자리 동향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공단 책임자들은 접견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모양입니다. 그래서 전화와 메일로만 소통하면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공단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덤으로 말씀드리면, 일자리 모집 공고가 대폭 감소한 것은 장애인 고용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작용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급구’가 아니면 잘 오르지도 않고, 미화 업무 같은 단순노무직 일자리 공고만 제때 뜨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즘은 워크투게더에 미화 업무 노동자 모집 공고가 자주 올라오고 있더군요.

실제로 창궐기간에 온 면접 제의는 중견기업에서 왔었던 딱 한번이었을 정도였습니다. 비록 면접은 탈락했지만, 이 기간에 취업과 관련해서 의미 있는 행동을 한 것은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서류 접수 기한이 연장되었거나, 면접이 미뤄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서류 탈락한 곳도 꽤 있습니다!

제가 출석하는 종교단체인 대한성공회도 서울교구 지시로 2주간 감사성찬례(필자 주: 성공회에서는 미사나 예배를 감사성찬례라고 부릅니다.)를 중지한 것에 이어 다시 2주 더 중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즉, 거의 한달 내내 교회에 오지 말라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속도면 4월 12일에 있을 기독교의 최대 절기인 부활절도 제대로 못 치를 것 같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만나는 청년회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그래야 하는 일요일이 허무하게 비어있어서 역설적으로 일상의 중요함을 깨닫기도 합니다. 사실 이미 기독교의 참회 절기인 사순절 기간에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에 그러한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지요.

저도 사람 만나고 외출하는 일은 대폭 줄였습니다. 교회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정기 상담 정도만 나가고 있을 지경입니다. 그래서 애써 사랑하던 카페에도 커피 한 잔 시키러 나가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가끔 참석수당을 받는 조건으로 불려서 가는 회의가 유일한 예외입니다.

문화생활도 많이 축소되어 요즘은 넷플릭스가 아니면 제대로 영화를 보기도 어렵습니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아마 최근 화제의 외화였던 <1917>을 봤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 영화가 전쟁영화였고 제가 전쟁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나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미 성인 자폐인 자조모임 estas는 제가 조정자 권한을 사용하여 ‘오프라인 활동 일시 중단’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나 제가 상황종료 선언을 하고 나서야 오프라인 모임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다만 SNS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은 당분간 열어두고, estas 내부 소통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자조모임도 온라인 활동을 중심으로 당분간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을 권하는 바입니다.

각급 학교의 개학 일자가 사실상 3주 연기되면서, 저도 골치 아파진 것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사촌이나 조카에 대한 돌봄 부담이 전가된 것은 아니고, 인천 시내 모 중학교에서 장애인식개선을 주제로 연설을 할 날짜가 자동으로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특수학급 은사님이 전근 간 중학교에서 시업식 당일에 장애인식개선교육을 하는데, 제가 연사로 나서게 되었거든요. 학교에서 묵계를 받아내기는 했다는데, 이러다 제대로 할 수 있을는지가 걱정입니다.

개인위생에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외출할 때에는 1회용 마스크를 반드시 끼고 나가는데, 안경을 쓰고 있다 보니 안경에 김이 서리는 현상을 가끔 제어하기 어려워지는 불상사도 빚어질 정도입니다. 안경 쓰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안경에 김이 서리는 현상은 대단히 난감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가다 있는 외출에서도 화장실을 찾아가 자주 손을 씻고, 손 세정제가 보이면 곧바로 알코올로 손을 씻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사소한 위생 하나에도 과민반응을 보일 정도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음식도 음식점을 찾아가서 먹는 것이 아닌,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으면서 일단의 상황을 버텨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배달의 민족’이니 뭐니 하는 배달음식 주문 어플도 있기 때문에 ‘오늘은 무엇을 시켜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매출이 감소하였으니 더욱더 자영업자들을 올바르게 돕기 위하여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적어도 4월이 되기 전에는 아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는 한편 가장 큰 해결 과제인 구직 문제에서 흐트러지지 않게 직업훈련 하나도 신청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물론 직업훈련에서 탈락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서기는 합니다.

일단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일상생활을 다 바꿨기는 합니다. 점점 완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식에서 희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끝나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 믿습니다.

제 일상생활도, 급히 해야 하는 일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희망을 잃지 맙시다. 판도라의 상자도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희망이었다고 하지요. 그렇습니다. 코로나19는 결국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되 희망은 잃지 맙시다. 코로나19가 삶의 모든 것을 바꿨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아야 합니다. 언젠가 우리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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